🔗 Channel-Surfing in Matrix

Unity : 박병현
VRChat : 박병현


한 7살인가? 새벽에 자다가 깨서 가족들 다 자는데 혼자서 불 꺼진 거실에서 TV를 틀고 챔프를 봤을 때가 있다. CRT 특유의 고주파 소리와 14인치 남짓한 작은 화면에 뭔 내용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 음울한 새벽 챔프의 애니와 케이블 TV 특유의 광고들. 조용한 새벽에 혼자 멍하니 TV를 보고 있으니 왜인지 복잡 미묘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그 당시가 아직도 기억이 난다.

20년도 더 지난 이제 CRT는 구경도 힘들어졌고, TV 대신 스마트폰으로 유튜브를 본다. 모든 게 바뀌었지만 새벽에 잠 못 자고 유튜브와 인스타를 이리저리 뒤지며 재미도 없는 영상들은 멍하니 본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TV를 봤네' 뮤직비디오 모습처럼.

기술과 시대는 바뀌었지만 옛날에 TV 채널을 계속해서 돌렸듯, 이제는 유튜브와 인스타 쇼츠를 계속해서 스크롤 하며 서핑을 하는 것이다. 현대인의 공허한 마음과 현실에 대한 걱정들을 덮기 위한 행동은 시간이 지나도 끊임없이 계속된다.

이런 배경 속에서 스크린 속 가상세계에서 벗어나 이제 현실로 나와야 한다는 생각과 스토리를 상상하게 되었고, 이를 토대로 끝없는 가상 공간에 무의미한 방송이 나오는 TV와 소파, 탁상에는 누군가가 태운 담배와 파란약이 놓여있고 통화종료음이 나오는 전화기로 공간을 구성하게 되었다.

매트릭스 영화를 보면 주인공이 빨간약을 먹고 현실로 나오게 되고, 전화기를 통해 매트릭스 속에서 현실로 나오게 된다. 이 부분을 차용해서 만약 이 공간에 어떤 사람이 있었고, 빨간약을 먹고 전화기를 통해 현실로 나간 뒤의 장면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된 작업이다.

2025년 4월

Channel-Surfing in Matr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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